[CEO’s Note] 코딩보다 중요한 기술은 주도성
이메일과 엑셀에 갇힌 업무, 문제는 없을까?
스타트업에 새로 합류한 개발자 A씨는 요즘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는 사내 영업팀 동료들이 매주 데이터를 취합하는 방식을 지켜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고객사들로부터 받은 수십 통의 이메일 첨부파일을 일일이 열어보며 중요한 수치를 복사하고, 이를 다시 엑셀 파일 한 곳에 붙여 넣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2000년대처럼 이메일과 엑셀만으로 보고서를 완성하고 있었죠. A씨 눈에는 이런 방식이 너무 비효율적으로 보였습니다. 실제로 매주 몇 시간씩 잡아먹는 이 단순작업 때문에 정작 더 중요한 업무에 쓸 시간이 줄어드는 상황이었죠. 그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분명 더 좋은 방법이 있을 텐데, 왜 아무도 시도하지 않을까?”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데, 활용은 제자리?
사실 A씨의 의문은 타당합니다. 요즘 업무 환경을 둘러보면, 이미 기술은 충분히 발전해 있죠. 누군가는 ChatGPT 같은 생성형 AI로 문서 작성을 돕거나, 노코드 플랫폼으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며 스마트하게 일하는 동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닙니다. 정반대로 새로운 기술을 배우길 두려워해서 예전 방식에 머무르는 경우도 많은데요.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중 31%만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 도구를 활용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10명 중 7명은 최신 기술을 업무에 적극 활용하지 않는다는 뜻이죠. 흥미로운 것은 동시에 78%의 직장인이 “AI 활용 능력이 부족해 경쟁에서 뒤처질까” 걱정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는 점입니다
기술을 쓰지는 않으면서 마음 한편으로는 뒤처질까 불안해하고 있다는 얘기인데,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이렇듯 기술 활용 격차는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몇몇 “앞서가는” 직원들은 새로운 툴에 금방 적응해 자기 일을 개선하지만, 다른 일부는 변화에 소극적입니다. 이유는 다양합니다. 새로운 시스템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거나, 배우는 데 시간 투자가 부담스럽거나, 혹은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일이 더 꼬일지도 몰라”라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일 것입니다. 결국 똑같은 사무실 안에서 일하는 방식의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주도성이 없으면 기술도 무용지물
문제는 이렇게 직원들마다 기술 활용도가 극단적으로 갈릴 때 조직 전체로 보면 손해가 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 차원에서 비싼 돈을 들여 최신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놓아도, 정작 사람들이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죠.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협업툴이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가 직원들의 외면으로 유령 시스템이 되어버린 사례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어느 한두 사람이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쓰지 않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옛 방식으로 돌아가기 일쑤입니다.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기술 도입의 효과는 지속되지 않으며 조직 생산성 향상도 물 건너갑니다. 세일즈 포스의 부사장은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쓰지 않는 한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성과는 사라지고, 직원들의 생산성도 향상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링크]
그만큼 현장에서의 자발적 활용, 즉 주도성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툴도 보탬이 되지 못합니다.
결국 생산성의 열쇠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새로운 업무 자동화 도구가 나와도
“우리는 예전부터 해오던 방식이 있어”
라며 시큰둥하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반대로 평범한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이라도 어떤 직원이 혁신적으로 활용하면 그 팀의 업무 효율은 크게 올라갈 수 있죠. 중요한 것은 “이걸 활용해서 더 나은 방법을 찾아보자”는 주도적인 태도입니다. 코딩 실력이나 화려한 자격증보다도, 이런 태도가 현업에서 더 큰 가치를 발휘하는 순간이 많습니다.
주도성은 어떻게 길러질까?
그렇다면 기술에 대한 주도적인 활용 태도는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막연히 “열심히 해봐!”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래 몇 가지 전략을 참고해보세요.
- 기술에 대한 거부감 줄이기 – 새로운 도구나 기술을 대할 때 느끼는 막연한 두려움을 먼저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AI같은 신기술도 사실 알고 보면 일을 도와주는 도구일 뿐입니다. 즉, 처음부터 거창하게 배우려고 하기보다 현재 업무의 작은 부분부터 도구로 활용해 보는 겁니다. “목수가 톱과 망치를 쓰듯 AI도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말처럼, 기술을 내 일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이면 거부감이 줄어듭니다.
- 작은 성공 경험 쌓기 – 새로운 기술 활용 능력은 한 번에 향상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회사의 핵심 업무를 자동화하겠다고 덤비기보다, 위험이 적은 작은 작업부터 시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이메일 데이터 정리 업무라면, 한 두 개 팀의 메일만 시범적으로 자동 분류해보는 식입니다. 이렇게 작은 자동화를 구현해보면 일이 훨씬 수월해지는 ‘성공 경험’을 맛볼 수 있고, 동료들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돌아서게 됩니다. 점차 자신감이 붙으면 더 복잡한 업무에도 새로운 툴을 적용해 볼 수 있겠죠. 작은 승리를 거듭하며 배우는 학습 곡선이야말로 주도성을 키우는 원동력입니다.
- 조직 차원의 동기부여 –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회사의 문화와 지원도 주도성 함양에 큰 영향을 줍니다.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기술을 실험해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보세요. 관리자가 성과 지표에 혁신 활동을 포함하거나, 자동화 아이디어 경진대회처럼 참여를 독려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기업들은 사내에서 업무 자동화나 개선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게 보상과 인정을 주어 혁신 문화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패해도 괜찮다, 시도 자체를 환영한다”는 조직내 문화와 함께 구성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여 자율적으로 도전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동료 중 한 명이 새로운 툴 활용으로 성과를 내면 사내 게시판에 성공 사례로 공유해 다른 이들을 자극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로우코드 툴, 누구나 개발자가 되는 지름길
작은 실험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만약 A씨가 적용을 해본다면 어떻게 시도해 볼수 있을까요? 회사의 IT팀과 상의하여, 자기가 직접 노코드 자동화 도구를 하나 도입해 볼 수 있을것 입니다.. 코딩을 일절 하지 않아도 여러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연결해 자동화 “봇”을 만들 수 있는 도구(Zapier, Maker, Nadoo.io) 를 사용 할 수 잇을 것입니다. 그는 이 툴로 영업팀 메일함과 구글 드라이브, 그리고 스프레드시트를 서로 연동하는 간단한 워크플로우를 설계했습니다.

나두아이오로 구축한 이메일-드라이브-시트 연동 자동화 시나리오 예시. 새로운 메일 수신 시 첨부파일을 구글 드라이브에 업로드하고, 관련 정보를 구글 시트에 업데이트하는 흐름이다.
이러한 툴의 설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Gmail에 새로운 메일이 오면 자동으로 첨부파일을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하고, 그 파일 경로와 보낸 사람, 메일 내용을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한 줄 추가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불과 몇 번의 드래그앤드롭과 조건 설정만으로, 이제 메일이 올 때마다 알아서 엑셀 정리까지 끝나는 자동화가 구현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주도성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작은 아이디어와 실행력이 모여 팀의 업무 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습니다. 로우코드/노코드 플랫폼은 이러한 변화를 가속하는 촉진제 역할을 합니다. 코딩을 몰라도 버튼 몇 번으로 원하는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AI에이전트를 만들 수 수 있으니,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시민 개발자”가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결국 변화의 씨앗은 사람
코딩 실력이나 최신 기술 지식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를 발견하면 먼저 움직이는 태도, 즉 주도성입니다. 기술은 도구일 뿐,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결국 사람이 결정하죠. 이메일에 의존하던 보고 방식이든, 반복적인 엑셀 작업이든, 먼저 “이걸 개선해보자” 나서는 사람이 있을 때 비로소 혁신이 시작됩니다. 다행히도 오늘날에는 코드를 몰라도 도울 수 있는 똑똑한 디지털 도구들이 즐비합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도구들을 기꺼이 익혀보고 활용하는 용기입니다. 작은 자동화 하나라도 직접 시도해보고 효과를 느껴보세요. 그러면 업무에 재미와 보람이 배가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코딩보다 중요한 기술은 주도성” 이라는 말처럼, 변화를 주도하는 능력이야말로 미래의 커리어에서 가장 빛나는 스킬이 될 것입니다.

“아직도 복사붙여넣기를 하고 있다면 너만 걷고 있지 않은지 주변을 둘러봐”
CEO 문영호 @ 나두모두